2012년 19대 총선의 최대 이슈는 이명박 정부 심판이었다. 당시 이명박의 지지율은 광우병 소고기 사태와 언론 장악 그리고 측근들의 부정부패비리 혐의로 구속되는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며 10% 대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이명박의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이 예정되어 있었다. 당시 민주당은 180 ~ 200석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며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에 이명박의 한나라당은 박근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다. 그는 당의 이름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의 상징색을 파란색에서 붉은 색으로 바꾸며 당의 변화를 시도한다면서 온갖 언론플레이를 했다. 그런데 그게 국민들에게 먹혀들었다.
선거 3개월 전만해도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가 상당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박근혜가 이끄는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훌쩍 넘기며 다수당을 유지했다. 이 여세를 몰아 박근혜는 마침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다.
22대 총선이 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윤석열과 김건희의 패악질로 높아만 갔던 정권심판 여론이 여전한 듯하지만 분위기는 상당히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정당과 시민사회가 연대하는 비례연합정당이 극적인 합의를 이루어 냈지만 문제는 민주당 자체의 파열음이 연일 새어나오는 중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민주당의 중진이라고 하는 이들의 당에 대한 충성과 헌신이 많이 부족해 보인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 출신인 임종석 전 의원에게 송파갑 지역 출마를 권유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인영 전 의원에게 그의 고향인 충북충주 출마를 권유하고 했다. 그러나 사실상 두 중진은 당의 권유를 거부하며 자신들의 원래 지역구인 성동구와 구로구 출마를 고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의 중진들이 험지출마를 요구하는 당의 의견에 따르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인 행보이다.
둘째, 김영주 의원에 이어 윤영찬과 박용진 등 하위 20%에 해당하는 현역의원들의 반발이다.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는 4년간의 결과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반 이재명 전선에 섰다는 이유로 컷오프 되었다는 주장으로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기자회견을 통해 컷오프 탈락에 반발한 세 의원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 당을 위한 헌신도가 얼마나 되는 지 묻고 싶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 생각할 뿐 당에 대한 충성도는 현저히 낮은 국회의원들의 의정평가는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셋째, 앞으로도 줄줄이 발표될 하위 20%에 해당되는 현역의원들에 대한 평가는 단순히 그들이 반명계에 속해있기에 발생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꾸준하고 명백히 해당행위를 한 자들임에도 불구하고 반명계라는 이유로 공천탈락 되었다는 여론 몰이를 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당의 평가기준과 평가방식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평가기준과 방식에 대한 공개는 신중해야 한다. 이는 다른 정파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넷째, 선거의 목적은 현재의 집권당에 대한 평가이다. 이념과 정파를 떠나 정부가 잘한다면 도와줄 것이고 정부에 문제가 있다면 강하게 심판해야 한다. 선거이후 윤석열 정권을 몰아내고 김건희 일가의 부정부패에 대한 촛불이 거세게 타올라야 한다. 민주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기도 하다. 이런 와중에 비춰지는 민주당의 불협화음은 자칫 선거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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