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가 한 ‘목발경품’ 발언이 드러나 결국 공천이 취소되자 박용진이 재경선에 출마하겠고 밝혔다. 민주당은 애초에 경선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므로 이곳을 전략공천지로 정하려다, 시간이 없어 차점자인 박용진과 조수진 변호사가 재경선을 하도록 했다.
다시 기회 줘도 불평만 늘어놓는 박용진
정봉주가 물러나자 박용진은 페이스북에 "바보스러울지라도 그런 내 원칙에 따라 경선에도 참여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박용진은 "원칙을 알 수 없고, 시스템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상황을 민심이 어찌 볼까 두렵다"며 "심지어 공모 마감 시간은 도중에 갑자기 자정으로 연기됐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다시 기회를 주었지만 박용진은 고마움보다 불편한 기색만 드러냈다. ‘바보 같지만’이란 그의 말에는 민주당 경선이 엉망이란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경선에 임하는 자신이 바보 같다고 말함으로써 동정심을 유발해 보려 한 것 같다.
조수진 변호사와 다시 붙는 박용진
강북을 재경선에 약 20명이 응모했으나 민주당은 시간이 없어 박용진과 조수진 변호사를 경선하게 했다. 조수진 변호사는 유시민과 진행하는 알릴레오에 나와 알려졌다. 그러자 수구 언론들이 조수진 변호사가 다수의 성폭력, 미성년자 추행 사건에서 가해자 측 변호를 맡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변호사는 상대가 누구든 변호를 해줄 의무가 있다.
이번 경선은 민주당 전국 권리당원 70%, 강북을 권리당원 30%가 적용되는데, 박용진은 하위 10%에 주어지는 감점 30% 때문에 여전히 불리하다. 더구나 조수진은 정치신인 및 여성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따라서 박용진이 65% 이상을 얻지 못하면 탈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용진이 재경선에 임한 것은 패한 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조중동이 또 그걸 먹잇감으로 도배를 할 것이다.
박용진은 당원들이 받은 상처 기억해야
박용진은 자신에게 주어진 30% 감점이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으나 거기엔 이유가 있다. 하위 10%는 당대표가 정하는 게 아니라, 각종 평가 지표에 따른 것이다. 특히 동료 의원들과 당직자 및 당원들의 평가가 절대적인데, 박용진은 그 부분에서 거의 영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박용진은 당대표만 원망할 게 아니라, 왜 자신이 동료 의원들과 당직자 및 당원들에게 평가를 못 받았는지부터 성찰해야 한다.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지난 2년 동안 민주당 ‘내부총질러’들 때문에 가슴에 상처를 입고 살면서 총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 분노가 현역 의원 대다수 탈락이라는 이변이 일어나게 한 것이다.
박용진이 만약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정봉주 당선을 위해 돕겠다고 선언했다면 이번 재경선에선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박용진은 최종 결선에서 지고도 불평만 늘어놓았다. 박광온이 김형준 교수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고 한 것과 대비되었다. 사람은 위기 때 그 그릇의 크기가 드러나기 마련인데, 박용진은 민주당에 불만만 가득할 뿐, 선당후사의 정신은 찾아볼 수 없다. 정치는 혼자 잘난 맛에 하는 게 아니다.
누가 윤석열 검찰독재와 잘 싸울까가 선택의 기준
주지하다시피 이번 총선의 대의는 윤석열 검찰독재 타도에 있다. 따라서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후보 중 누가 윤석열 검찰독재와 가장 잘 싸울지를 두고 선택하게 되어 있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현역 의원들이 대부분 탈락한 것은 그들이 윤석열 검찰독재와 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용진은 이재명 대표 체제가 출범한 후 날이면 날마다 내부총질을 하였고, 종편에 출연해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가슴에 분노를 지피는 말만 골라서 했다. 그는 그게 다양성이라 말하고 싶은 모양이지만, 민주당 권리당원들에겐 독화살처럼 느껴졌다.
이번 재경선에서 박용진이 이기든 지든 마음을 고쳐먹지 않으면 그는 민주당에서 크기 힘들 것이다. 당원들의 가슴에 상처를 준 정치인은 존재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다름과 반대는 다르다. 당원 78%가 지지해 당선된 당대표를 검찰의 아가리 속으로 처넣으려 했던 자들을 다양성으로 포장해 용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박용진은 자승자박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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