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18일 광주에 내려가 제44주년 5.18 기념사를 했지만, 대선 때 공약했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선 언급조차 안 해 광주시민 및 야당을 실망시켰다. 윤석열은 대신 경제와 성장, 공정이라는 '경제적 자유'에 초점을 맞추어 기념사를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 들어 경제도 후퇴하고 공정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한 기념사마저 공허하게 들렸다.
윤석열 딴에는 광주가 5월만 외칠 게 아니라 경제 발전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윤석열 정권이 광주에 무슨 경제적 특혜를 준 것도 없다. 윤석열은 지난해 기념사에서는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를 외쳤다. 하지만 그후 벌어진 ‘입틀막’, ‘방틀막’, ‘수틀막’은 자유와 정면으로 배치되었다.
전두환의 정의와 윤석열의 자유
주지하다시피 전두환 정권의 국시는 ‘정의사회구현’이었다. 광주 시민을 총칼로 무자비하게 죽이고 정의를 말한 것이다. 하긴 가장 정의롭지 못할 때 정의란 말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한때 마이크 셀덴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우리나라서만 백만 권 넘게 팔렸는데, 그만큼 한국이 정의롭지 못했으며, 따라서 국민들이 정의를 소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윤석열은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고 칭송하다가 여론이 안 좋아지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개사과’를 올려 분노에 불을 지폈다. 알려진 것에 따르면 그 ‘개사과’도 김건희 측에서 올렸다고 한다. 사실상 국민들에게 ‘엿먹어라’ 한 것이다. 김건희는 153일 동안 칩거하다가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
윤석열은 오월정신이나 알까?
윤석열은 광주에 올 때마다 오월정신을 계승한다고 했지만, 그 오월정신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는지 의심된다. 그저 참모가 써준 원고만 앵무새처럼 읽을 뿐 진정한 오월 정신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에게 묻는다.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수수 수사는 덮고 표창장 가지고 조국 자녀를 고졸로 만들어 버린 것이 오월정신인가? 수백억이 넘은 검찰특활비는 영수증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고 김혜경 여사의 28000원 법인카드 사용은 수사하는 게 오월정신인가? 윤석열에게 다시 묻는다. 조국 자녀는 봉사 증명서 시간이 틀리다고 수사하면서 박사논문 표절, 석사 논문 표절, 20가지가 넘은 학력 및 경력을 위조한 김건희는 봐주는 게 오월정신인가?
윤석열은 기념사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언급했지만, 정작 대기업 법인세를 인하해주고 상속세를 인하해 주었으며 부자들 종부세를 인하해 주었다. 윤석열은 민주당이 건의한 전국민 25만원 지급마저 돈이 없다며 거부했다. 그래놓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25차례나 민생토론을 하고 약 1000조를 쓰겠다고 약속했다. 그 돈은 어디 하늘에서 떨어지는가?
언론자유지수 15단계 하락 62위
윤석열은 "오월정신이 뿌리 내리면서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꽃을 활짝 피워냈다. 국민 각자가 누리는 정치적 자유와 인권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15단계나 하락해 62위를 했으며, 윤석열은 ‘모닝포스트’가 선정하는 글로벌 지도자 순위 중 항상 꼴찌에 머물러 있는가?
김건희 이름 뒤에 여사를 안 붙였다고 언론을 탄압하고, 정부 비판적인 방송을 모두 폐지한 것도 오월정신인가? 국회의원이 국정 기조를 바꾸라고 외치자 입틀막을 하고, 카이스트 대학생이 과학예산 늘리라고 외치자 입틀막을 하고 끌고간 것도 오월정신인가? 오월 영령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나라의 부름을 받은 국군 병사가 상관의 명령에 구명조끼도 안 입은 채 강물로 뛰어들었다가 죽었는데, 해당 사단장은 처벌하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만 항명죄로 입건한 게 오월정신인가? 그 사건으로 출국금지가 된 이종섭을 호주 대사로 임명하고 도피시킨 게 오월정신인가?
광주가 무슨 경제적 특혜를 바라는가?
윤석열은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하고 국민이 누리는 자유와 복지의 수준을 더 높이 끌어올려야 한다.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고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서민과 중산층 중심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은 "이것이 오월정신을 이 시대에 올바르게 계승하는 일이며 광주의 희생과 눈물에 진심으로 보답하는 길이라 믿는다"며 "국민의 삶을 더 세심히 챙기면서 오월의 정신이 찬란하게 빛나는 새로운 미래를 열기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의 이 말은 이제 광주도 오월만 떠들게 아니라 정부의 경제 발전 정책에 호응하라는 압박에 불과하다.
5.18정신 헌법 수록 언급조차 안 해
윤석열의 기념사에는 자신이 약속한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없었다. 지난해 윤석열은 "오월의 정신은 우리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뿐, 일부 극우들이 반대하자 윤석열은 자신이 한 공약을 부정하고 있다. 국힘당은 심지어 5.18을 폄훼한 사람을 공천까지 하였다가 나중에 문제가 되자 부랴부랴 철회했다. 윤석열은 제주 4.3 기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자신이 수사해 구속시킨 박근혜는 4차례나 만나 꾸벅꾸벅 절을 한 윤석열이 제1야당 대표를 2년 동안 만나 주지 않다가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하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영수회담이란 걸 했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그후 중앙지검장 및 1~4차장을 모두 교체해 사실상 김건희 방탄을 완성했다. 그래놓고 어딜 가서 오월정신을 말할 수 있다는 말인가?
다 변해도 이땅의 수구들은 변하지 않는다. 지금은 총선 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잠시 헤매고 있지만, 이제 곧 검찰발 대대적인 사정정국이 펼쳐질 것이다. 그렇게 해서 김건희 특검을 방탄하고 채상병 특검을 무력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정권 조기 종식만 앞당길 것이다. 오월영령이 윤석열을 용서치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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