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은 채상병 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2022년 9월 7일, 윤석열이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오천시장을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이다. 윤석열 뒤에 서 있는 투스타가 바로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이다. 당시 임성근 사단장은 장갑차를 동원해 시민들을 구조해 윤석열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그 후 2023년 여름, 윤석열은 저도로 휴가를 갔는데, 그때 임성근 사단장이 속한 해병대 제1사단이 주변 경계를 섰고, 임성근 사단장은 윤석열과 같은 시기에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종대 전 의원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시 임성근을 저도에서 보았다는 증언이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임성근 비호하다 생긴 일
이와 같은 정황으로 봐 채상병 수사 외압 사건은 윤석열이 자신이 아끼던 임성근 사단장을 비호하기 위해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른바 VIP격노 즉 “이런 일로 사단장을 날리면 되겠어?”란 말도 그 일환으로 나온 것 같다. 소문에 의하면 임성근이 차기 해병대 사령관 일순위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임성근이 채상병 사건으로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되자 윤석열이 격노했다는 게 합리적 추론일 것이다.
따라서 그 소식을 들은 윤석열이 격노했고 직접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해 경북경찰서로 간 수사 보고서를 국방부로 이첩하라고 지시한 것 같다. 그와 관련된 통화 내역이 최근 공개되었다.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요청해 군사법원이 이를 수용하여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수사보고서가 경북경찰서로 이첩된 후 윤석열과 이종섭은 세 차례 통화했다.
그후 언론 브리핑이 갑자기 취소되었고 경북경찰서에 있는 해병대 수사 보고서가 국방부로 이첩된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임종득 안보실 2차장 및 이시원 공직기강 비서관도 각각 국방부와 해병대에 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VIP격노 후 대통령실 빠르게 움직여
김종대 전 의원은 "대통령실의 개입 전 임 사단장의 보직 해임과 후임까지 언급된 사안이 대통령의 격노로 조사가 뒤집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박정훈 대령(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의 수사 이첩 서류에 결제한 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15분간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보직 해임시키고 사단장의 직무대리까지 정했지만 이 내용이 대통령실에 보고되면서 뒤집혔다"라고 주장했다.
임성근 사단장이 보직 해임되면 불명예스럽게 군 생활을 마감해야 하고 사단장으로서의 정상적 지휘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윤석열이 임성근 사단장의 보직해임을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종대 전 의원은 "임성근 사단장과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특별한 인연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바로 그 장갑차 동원이다.
장갑차 동원으로 시민 구한 임성근 사단장 윤석열이 칭송
2022년 폭우가 내렸을 당시 윤석열은 신림동 반지하에서 폭우로 사망한 현장을 둘러보며 부적절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었다. 그때 포항에도 폭우가 내렸는데, 임성근 사단장이 장갑차를 동원해 시민을 구한 것이다. 윤석열로선 임성근 사단장이 구세주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그후 윤석열은 임성근 사단장이 있는 해병대를 직접 방문해 임성근 사단장을 칭송했다. 대통령실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윤석열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해병대원들의 노고에 격려를 보낸다. 군과 소방청이 합심해 고립된 주민에게 건넨 손길에 국민들도 같은 응원의 마음일 것"이라고 격려했다.
윤석열은 오천시장에서 수해피해 복구 작업을 하던 해병대원들을 격려하면서 임성근 사단장으로부터 직접 대민지원 현황을 보고 받고 "국가적인 재난에 대응하고 복구하는 것은 국가안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때 해병대에서 임성근 1사단장이 윤석열을 구했다는 말이 회자되었다고 한다.
임성근도 언론에서 치적 자랑도 해
임성근 사단장은 지난 6월 9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해 힌남노 피해 복구 작전과 관련해 "상륙돌격장갑차 2대와 고무보트(IBS) 3대를 투입해 고립된 주민을 구조했다. 또 아파트 지하 주차장 침수 당시에도 구조 병력을 투입해 실종자를 수색하는 등 작전 기간 동안 총 32명의 소중한 인명을 구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화재 당시에도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를 투입해 화재 현장에 소방관을 이송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등 토사를 제거하는 임무에도 힘을 보탰다"고 평가했다.
또 공적 세우려다 무리한 지시 한 듯
윤석열의 칭송에 고무된 임성근이 2023년에도 폭우가 내려 희생자가 나오자 또 다시 공적을 세우기 위해 무리한 지시를 했다는 게 합리적 추론 같다. 채상병이 순직하기 전날인 7월 18일 장병들이 물속에 들어간 모습과 장갑차 사진이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관련 기사 링크가 개인 메신저로 사단장까지 보고됐다.
김종대 전 의원은 "결국 장병들이 물속에 들어간 것과 장갑차 사진 등은 누군가를 구하려는 목적보다 언론 보도용 사진을 찍으러 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해병대 1사단 예하 제7 포병대대 소속이었던 채상병은 바로 다음날인 7월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구명조끼도 지급받지 못한 채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공수처 윗선 겨눌까?
이상과 같은 정황으로 봐 채상병 사건은 윤석열이 자신이 아끼던 임성근이 과실치사 혐의로 군복을 벗을 것 같자 격노했고, 그후 대통령실이 전방위적으로 움직여 수사에 개입한 것 같다. 따라서 공수처도 이에 초첨을 맞추어 수사를 해야 하는데, 인력도 부족하고 과연 용산을 겨눌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관련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는 이상 수사를 어영부영하면 공수처도 당할 수 있으므로 침묵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래저래 사면초가에 몰린 사람은 윤석열 자신이다. 자신과 관련된 수사를 거부했으니 이는 이해충돌로 법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22대 국회가 출범과 동시에 특검이 다시 발의될 것이다.
22대 국회는 야당이 192명이므로 국힘당에서 8명만 소신 투표를 하면 특검이 가결될 수 있다. 그러니 또 얼마나 많은 ‘당근과 채찍’이 가해질지 아무도 모른다. 모르긴 모르되 검찰은 부정선거를 빌미로 야당을 대대적으로 탄압하고 나설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정권 조기 붕괴만 앞당길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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