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대통령실의 입장도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일부 관계자의 발언은 더욱 기가 찬 것이 박상학이 대표로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 측과 은밀히 소통 중”이라고 밝힌 것이다. 현재의 전쟁 위기 상황을 만들어서 남북 관계를 수렁으로 빠트린 장본인 중 한명을 제지는 못할지언정 도움을 주고 있는 형국이다. 경찰이 강도와 모의를 하고 있는 꼴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것이 최소한의 작품성이 있는 창작물에 해당하는 것이지 욕설이 난무한 전단지가 어떻게 표현의 자유라고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북한을 향한 비방과 욕설을 표현의 자유라고 용인한다면, 대통령을 향한 건강한 건의 사항에 대해서는 왜 입을 틀어막고 강제로 쫓아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
원래, 입틀막은 ‘입을 틀어 막는다’의 줄임말로, 본래 눈물을 흘리며 입을 틀어 막을 정도의 슬픈 일이나 감동적인 상황에 쓰이는 말이었으나, 윤석열 정부 대통령경호처의 과잉 경호 및 표현의 자유 억압 논란에 대해 경호원이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는 행동을 비판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러한 입틀막 사건은 과거 군사 독재 시절에나 가능한 행동이었다. 맨 처음 입틀막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진보당 강성희 의원의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발생했다. 강성희 의원이 윤석열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 바꾸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라는 발언을 했다가 입틀막을 당하며 사지를 붙들린 채 끌려 나가게 된 것이다.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에게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것 자체가 큰 논란이 된 것이다.
이후 카이스트 졸업식장에서 이날 졸업생 중 한명이 ‘R&D 예산 복원’을 외쳤다는 이유로 쫓겨난 사건이 발생했다. 자신의 졸업식장에서 대통령을 향해 구호 한 번 외쳤다는 이유로 입틀막을 당하며 쫓겨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4년 2월 16일 오후 진보당의 김선재 예비 후보는 카이스트 동문 앞 인도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선거 운동을 진행 중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대통령경호처 지휘를 받은 사복 경찰들이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지나가는 길목이라는 이유로 김 후보를 해당 장소에서 강제 퇴거를 시도해 결국 퇴거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과학기술원 학위수여식에 축사를 하러 가는 길이었다. 같은 날 두 차례나 입틀막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의료 개혁과 관련하여 대통령실 주관 민생토론회가 개최되었는데,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이 입틀막을 당하며 병원 밖으로 강제 퇴장 당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통령을 향한 구호나 외침은 입틀막을 당하며 몰아내기가 다반사였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입틀막 사건이 발생할지 알수 없다.
심지어 보수 언론인 동아일보조차 2024년 2월 20일 논설에서 ‘들어내기와 입 막기는 대통령 안위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정치 경호였고, 심기 경호였다.’고 비판을 가한 바 있다.
더욱 경악스럽고 한심한 일은 2024년 5월 12일, 윤석열이 김종철 대통령경호처 차장을 차관급인 병무청장으로 영전시킨 일이다. 이에 대해 야당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경호처는 과잉 경호, 심기 경호로 ‘입틀막’ 논란을 일으키며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곳”이라며 “책임자를 경질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1급인 김종철 차장을 차관급인 병무청장으로 승진시켜줬다”고 비판했다. 진보당도 “입틀막 경호에 대해 어떤 입장 표명이나 사과도 없는 상황에서 당사자가 승진됐다고 하니 황당할 뿐이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윤석열과 정부는 자신을 향한 잣대와 상대방을 향한 잣대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른바 공정과 상식을 외치며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 이제는 전혀 공정하지도 않고 상식적이지도 않는 행동을 멋대로 자행하는 중이다.
정부는 전쟁의 위협을 가속화시키는 대북 전단지 살포 행위를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 특히 접경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의 소용돌이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상태로 간다면 조만간 국지전 형태의 전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당장 대북 전단지 살포를 중단시키고 확성기 사용도 중단해야 한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바로 그런 것이다. 입틀막도 당장 중단 시켜야 함은 물론이다. 윤석열은 제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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