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내우외환이라고 해야 할지, 적전분열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을 두고 한 말이다. 국힘당은 역대급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친윤과 친한이 서로 싸우고 있다. 지지율 20%대에도 검찰의 칼을 휘두르고 있는 윤석열이나, 용산이 무슨 짓을 해도 아무런 항의도 못하는 국힘당이나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윤석열은 한때 국힘당을 “정신 나간당, 뽀개버릴 당”이라고 비하했지만, 탄핵이 두려워서인지 당근과 채찍으로 다스리고 있고, 국힘당은 국정지지율이 20%대 초반까지 폭락해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용산만 바라보고 있다. 즉 두 세력은 ‘적대적 동반자 관계’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변수가 하나 생겼다. 바로 한동훈의 당대표 선거 출마가 그것이다.
한동훈 당대표 출마 확실
소문대로 한동훈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국힘당 당대표 선거에 나갈 모양이다. 모처에 사무실을 준비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총선 참패 후 정중동의 자세를 보였던 한동훈이 출마에 무게를 둔 것은 여전히 자신의 지지율이 높은 것에 기인한 것 같다. 대선 후보든 당대표든 현재 국힘당 지지자 중에서는 한동훈이 앞서고 있다.
한편 국힘당은 당 대표 선거를 당원 80%, 일반국민 20%로 선출하기로 합의했는데, 일반국민 비율이 너무 낮다는 여론이 보수 신문에서부터 나왔다. 그러자 일반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던 유승민이 출마를 망설이고 있는 것 같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20%로 한 것은 한동훈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누가 ‘윤심’ 받고 출마하나?
현재 국힘당에서는 한동훈, 나경원, 안철수, 윤상현, 유승민, 김재섭 등이 출마 의사 표시를 했는데, 여론조사를 보면 한동훈이 압도적으로 1위다. 문제는 누가 ‘윤심’을 받고 출마하느냐인데, 현재로선 윤상현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나 윤상현은 당원 및 일반 국민들에게 지명도가 낮아 설령 용산이 민다고 해도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어 용산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도 당 대표를 노려볼 만하지만 용산의 불신이 아직 가시지 않았고, 안철수는 일찌감치 용산에 찍혀 논외로 여겨지고 있다. 유승민은 일반 여론조사 지지는 비교적 높지만 당원 지지가 워낙 낮아 출마할지도 불투명하다. 김재섭은 초선이어서 당대표로서는 역량이 부족해 보인다. 원희룡은 이상하게 말이 없다.
결국 싸움은 한동훈과 ‘용산’이 할 것 같다. 그 과정에서 한동훈에 관한 ‘캐비닛’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그럴 경우 잘못하면 국힘당 자체가 분열되어 윤석열 탄핵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윤석열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한동훈이기 때문이다.
이명박-박근혜 갈등코스프레 작동할 수도
주지하다시피 박근혜는 이명박과 싸운 척하는 소위 ‘갈등 코스프레’를 하여 집권하는 데 성공했다. 이명박도 퇴임 후 안전을 고려해 박근혜를 밀어 정권 재차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박근혜가 국정 농단 사건으로 탄핵되자 이명박 역시 감옥에 간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한동훈이 용산과 각을 세워 박근혜가 이용한 ‘갈등코스프레’ 작전을 구사할지 알 수 없다. 누구보다 윤석열의 불같은 성미와 잔인성을 알기에 함부로 나섰다간 그야말로 박살이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동훈이 살길은 그것밖에 없으니 어쩌면 ‘빅딜’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한동훈 견제 나선 당권주자들
한동훈의 당 대표 출마를 두고 견제에 나선 사람들도 많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6일 페이스북에 “총선을 망친 주범들이 당권을 노린다고 삼삼오오 모여 저리 난리치니 참 뻔뻔하고 어이없는 당이 돼가고 있다”고 썼다. 윤상현도 지난 13일 “총선 패배 책임지고 사퇴한 분도 그 자리에 다시 나오겠다고 한다. 그러면 뭐 하러 사퇴했냐”고 지적했고, 김기현 역시 같은 날 “실패한 리더십이 아닌 참신한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위 ‘친윤’들은 당 대표는 한동훈이 당선되더라도 최고위원은 친윤 위주로 선출해 한동훈을 견제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최고위원도 당 대표에 연계되어 선출될 것이므로 친윤들로선 딜레마 상황에 빠져 있다. 국힘당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데, 한동훈이 어떤 파트너를 구할지가 변수다. 현재로서는 장동혁, 김형동, 한지애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힘당 전당대회가 보수 공멸의 장이 될 수도
한동훈이 실제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면 국힘당은 친한파와 친윤파로 갈리어 어쩌면 분당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분당이 될 경우, 야당은 즉각 윤석열 탄핵소추를 추진할 것이다. 8명만 더 있으면 탄핵이 가능하므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시나리오다. 한동훈도 어차피 윤석열에게 기대어 대선에 나서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용산의 뜻이다. 과연 용산이 한동훈이 당 대표가 되도록 방치하고만 있을까? 특히 김건희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김건희는 자신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김경율을 비대위원으로 영입한 한동훈을 거의 저주 수준으로 증오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거의 ‘콩가루 집안’ 수준이다.
국힘당의 전당 대회가 화합의 계기가 아니라 분당, 나아가 보수 공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역사상 가장 무능하고 비열한 정권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거기에다 경제는 갈수록 나빠지고 대형 건설사 몇 곳이 부도 위기에 빠져 제2의 IMF가 안 온다는 보장도 없다.
자영업자 도산율도 급격하게 늘고 있고, 연체율도 늘어 제2금융권이 위기에 놓여 있다. 어느 한 곳이라도 터지면 ‘도미노 현상’으로 망할 거라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기업이나 은행의 도산을 정부가 막아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1200조가 넘은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거기에다 9.19 남북군사 합의가 사실상 파기되자 북한은 북한대로 오물풍선을 날려 보내고, 남쪽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해 언제 어디서 국지전이 터질지 모른다. 나라가 온통 풍전등화, 여리박빙, 백척간두에 놓여 있다. 이 모든 게 무능하고 비열한 윤석열 탓이다. 거기에다 김건희가 분노에 불을 지폈다. 제2의 6월 항쟁이 일어날 판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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