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디올백'을 받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후 비판적인 여론이 지속된 건 사실이다. 그래서 총선을 몇 달 앞둔 시점에서 김 건희는 '디올백 수수 사과' 의사를 한동훈 위원장에게 여러 차례 밝혔다고 하는데 한동훈이 문자를 읽고도 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친윤 쪽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문자 읽씹' 때문에 사과를 하지 못했다...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드는 의문은 김건희가 사과를 하는데 한동훈 위원장의 동의나 허락이 꼭 필요했을까? 하는 점이다.
물론 총선을 앞둔 상황이어서 당과 상의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미 김건희의 남편은 대선 후보가 아닌 '대통령'이고, 정무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수석실과 비서실이 다 갖춰진 상황에서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고작 몇 달 임기의 비대위원장의 동의가 그리 중요했을까 싶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부분이 있다. 김건희와 한동훈 사이에 주고 받는 문자질이다. 이미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에 한동훈과 김건희 사이에 주고 받은 300여횟수의 문자가 논란이 된 바 있다.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의 부인과 사적 대화를 나눴다는 부분이다. 당시에도 논란이 되었지만 지금도 그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서로 문자를 주고받은 일이 없을 것 같은, 또는 없어야 되는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문자에 대한 의문이 그것이다.
김건희가 정작 사과를 하고 싶었다면 한동훈의 동의가 뭐 그리 중요한가라는 의문이다. 대통령실과 상의해서 사과기자회견을 하면 되는 일이고, 지금이라도 그 사과를 하고 싶다면 국민들 앞에 사과 하면 될 일이다. 굳이 문자 읽씹 사건을 터트린 진짜 이유가 궁금한 대목이다. 사과할 의향 없이 정치적인 유불리에 따라 사과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밖엔 보이지 않는다.
또한, 김건희의 문자질이 오직 한동훈하고만 이루어졌을까라는 대목이다. 김건희 국정개입이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왔고, 이제는 국정 농단 수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총리나 장관들 그리고 그들의 배우자들과 주고 받은 문자는 없었을까라는 부분이다. 물론 국힘당의 친윤계 인사들과 문자질도 분명 존재했으리라 본다.
결국 김건희 한동훈의 문자질은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감히 영부인의 문자를 씹는 한동훈과 이에 이용당한 가련한 영부인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지는 중이라는 사실이다. 참으로 우스운 대목이다.
이 대결의 최후 승자가 만약 한동훈이 된다면 그래서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로 선출된다면, 윤석열의 레임덕은 가속화될 것이고, 친윤을 표방하며 한동훈에게 공격을 감행중인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의 연합공세와 김건희를 내세운 윤석열이 이긴다면 당분간 국힘당에 대한 통제력은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누가 이긴다고 하더라도 여론의 거센 윤석열 탄핵 정서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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