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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가 사과했으면 국힘당이 총선에서 이겼을까?

유영안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4/07/11 [17:53]

김건희가 사과했으면 국힘당이 총선에서 이겼을까?

유영안 논설위원 | 입력 : 2024/07/11 [17:53]

 

▲ 출처=연합뉴스  © 서울의소리


용산은 김건희 주가조작, 명품수수, 해병대 수사 개입 등으로 난리고, 국힘당은 김건희가 한동훈에게 보낸 문자 가지고 난리다. 그러자 그나마 남아 있는 보수층 지지자들도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을 포기하는 모양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도 대부분 국정지지율이 20%대이고 어쩌다 30%대가 나오지만 초반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들이 막무가내로 나가고 있는 것은 앞으로 두 해 동안 큰 선거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4월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데, 그때도 참패하면 국힘당에서 윤석열 탈당 카드가 다시 나올지도 모른다. 만약 한동훈이 당대표가 되면 국힘당은 친윤파와 친한파로 갈리어 적전분열을 계속할 것이고, 한동훈이 결선 투표에서 떨어지면 분당되어 보수 자체가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헌정사상 집권여당이 이토록 무능하고 무기력한 것은 처음 본다.

 

김건희가 사과했으면 국힘당이 총선에서 이겼을까?

 

김건희가 한동훈에게 보낸 문자 5개가 모두 공개된 가운데, 국힘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만약 한동훈이 김건희 사과를 수용했다면 국힘당이 총선에서 선방했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시대전환에 있다가 국힘당으로 건너간 조정훈은 그때 한동훈이 김건희의 사과 의향을 받아들였다면 국힘당이 최소 20석 이상 더 얻었을 거라고 전망했다. 조정훈은 "문제의 본질은 전당대회 시점에서 왜 이 문자가 공개됐느냐가 아니라 이렇게 중요한 제안을 왜 정무적으로 현명하게 판단하지 못했느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정훈의 이러한 주장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고 하는 소리다. 명품수수가 총선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엔 그것만 있었던 게 아니다. 명품수수는 202311월에 터진 사건이지만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회칼 발언, 윤석열의 대파 발언 등은 총선 직전에 일어난 사건이다.

 

따라서 김건희가 명품 수수에 대해 사과했다고 해도 총선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설령 당시 김건희가 사과했다고 해도 검찰이 이에 대해 수사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김거희는 박사논문 표절, 20가지가 넘은 학력 및 경력 위조가 드러났을 때도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그후 검찰이 이에 대해 수사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의 문자 5

 

2024115일 문자에서 김건희는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라며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습니다라며 한번만 브이(대통령)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떨지요라고 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기분이 언짢으셔서의 주체가 누구냐이다. 문맥으로 봐 주체는 윤석열로 보인다. 즉 한동훈이 김건희 명풉수수에 대해 국민 눈높이 차원에서 볼 일이다하고 말하고, 특검에 대해서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자 윤석열이 분노했다는 뜻이다. 115일 문자는 그 윤석열의 분노를 김건희가 대신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는 119일 다시 한동훈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김건희는 사과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번 만번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라며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김건희는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을 따르겠습니다라고 했다.

 

한동훈 측이 주목한 것은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같다. 즉 김건희가 말은 사과하겠다고 하지만 사과를 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김건희가 사과한 후 지지율이 더 떨어진 바 있다.

 

웃기는 것은 김건희가 이 문자를 보낸 이틀 후인 121일 이관섭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동훈을 만나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하고, 한 후보도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을 하겠다며 사퇴를 거부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아마 한동훈이 영입한 김경율이 김건희를 프랑스 혁명을 촉발시킨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해 김건희의 꼭지가 돌아버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난잡한 사생활부분이 김건희의 신경을 곤두세게 했을 것이다.

 

댓글팀 언급 파장

 

김건희는 충남 서천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과 한동훈이 만난 123일에도 한 후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김건희는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라며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김건희 주변 인사들이 한 후보 관련 기사에 비판 댓글을 달며 여론전을 한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한편 한동훈은 8일 광주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합동 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논란과 관련해 공과 사는 분명해야 한다그 상황에서 사적 통로로 답을 주고받았다면, 그 문자가 공개되면 야당이 국정 농단이라고 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돼도 영부인과 당무와 관련해서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댓글팀이 언급된 이상 파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침 장예찬이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 재직 시 외곽에서 댓글팀을 운영했다고 폭로해 어쩌면 소송으로 비화될지도 모른다. 즉 두 세력이 싸우다가 보수가 공멸할 수도 있는 것이다.

 

누가 당선되어도 국힘당 분열

 

국힘당은 한동훈이 당대표가 되어도 문제고 안 되어도 문제다. 이런 걸 딜레마 상황이라고 한다. 한동훈이 당선되면 채상병 특검을 조건부로 수용해 용산이 코너에 몰릴 수 있고, 최근 불거진 이종호의 임성근 구명 로비도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만약 한동훈이 결선 투표에서 지면 한동훈 지지파들이 국힘당을 탈당해 신당을 차리자고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한동훈을 지지한 현역 의원들이 이에 동조할 수 있다. 그 수가 8명이 넘으면 실제로 윤석열 탄핵이 가능해진다.

 

즁요한 것은 역대급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국힘당과 용산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통은 늘 국민 몫이다. 김건희가 설령 사과를 했다 하여도 국힘당은 총선에서 이길 수 없었다. 총선은 윤석열 정권의 총체적 실패를 심판한 것이지 무엇 하나만을 찍어서 심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이 경제라도 살렸다면 그런 참패는 없었을 것이다. 역사상 이토록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비열한 정권은 없었다. 그 중심에 윤석열과 김건희가 있다. 특히 김건희는 온국민의 공적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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