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개막한지 3일이 지났다. 벌써부터 몇 개의 금메달을 땄고 선수들의 피와 땀과 눈물겨운 노력으로 이루어낸 성과라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국제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마다 스포츠 중계는 국뽕 일색이다. 국가주의가 나은 폐단이다. 어쨌든 그렇게 2024년 파리올림픽이 개막했다. 개막식은 성대했고 독특했으며 사상최초로 경기장 밖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개막식에 대한 평가는 찬사와 비판이 공존하기도 했다. 문화예술의 나라답게 창의적인 개막식이라는 평가와 기괴하고 지루했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사실, 문제는 그 지점이 아니었다. 이미 단복문제로 한차례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선수단복이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전통을 기반으로 제작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의 선수단복은 색상부터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상징한다고 보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게다가 단복을 제작한 무신사에 대한 친일 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다음으로 논란이 된 것은 선수단의 규모였다. 이번 올림픽의 선수단의 규모는 무려 40년 전인 1984년 미국 LA올림픽 선수단 규모였던 175명보다 적은 143명이었다. 일본언론에서 조차 한국의 선수단 규모를 보고 한국이 침몰중이라는 조롱 섞인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이후 엘리트 스포츠를 육성한다면서 많은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또한 역도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장미란을 문체부 제2차관으로 기용하기도 하는 등 이번 파리올림픽에 지극한 공을 들였다. 그렇게 공을 들인 대가가 역대 최소규모의 선수단이라는 것에 이해할 국민들은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한 대목이기도 하다. 남녀 축구 모두 예선탈락으로 올림픽에 가지 못했고 남녀농구 남녀배구 남자 핸드볼 등 선수단의 규모를 결정하는 단체 구기종목에서 대거 탈라이라는 쓴맛을 봐야 했다. 윤석열 정부의 스포츠 정책이 전무하다는 반증이다.
마치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며 엑스포 개최가 눈앞에 다가온 것처럼 떠들어 댔지만 23표의 초라한 성적으로 탈락한 현상과 오버랩이 되기에 충분했다.
사실 더 심각한 문제는 개막식에 발생했다. 개막식의 한국선수단이 입장하는 장면에서 한국선수단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촌극이 벌어졌는데, 참으로 있을 수 없는 실수가 벌어진 셈이다. 향후 항의로 바로잡겠다고 했으나 파리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는 한국어로만 사과문을 게시했을 뿐 영어와 불어로 된 사과문은 보이지 않는다. 이는 바로 윤석열 정권의 스포츠 외교 현주소를 그대로 입증하는 셈이다. 개막식에서 벌어진 일은 또 있었다. 바로 공식 인스타그램에 각국 선수단이 자국의 국기를 손에 들고 찍은 사진이었다. 다른 나라 선수단의 사진은 선수들의 표정과 그 나라의 국기가 선명하게 표현되어있으나 우리나라 선수단의 사진은 선수들의 얼굴도 태극기의 모습도 흐리게 안개처럼 표시되듯 표현된 것이다. 개최국에서 일부러 했건 실수로 그런 일이 발생했건 그런 일은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국제적 왕따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의 현주소를 정부에서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의 수준이란 곧 정부의 수준을 의미하며 정부의 수준은 대통령의 수준과 동의어라는 말도 있다. 윤석열은 해외순방이라는 이유로 매달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있으나 도대체 무슨 실적을 어떻게 내는지 알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대한민국의 이미지에 타격만 주는 결과만을 초래하고 있는 중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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