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의 소통이 아니라 철벽 방어
윤석열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기는 주요 이유를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나 윤석열은 ‘바이든 날리면’ 사건이 일어나자 자랑하던 ‘도어스테핑’도 중단하고 국민과의 소통은커녕 철벽 방어를 치기 시작했다. 이명박이 ‘명박산성’을 쌓더니 윤석열은 ‘용산철벽’을 쌓은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용산이 안보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주변에 미군기지 통신선이 지하에 깔려 있고, 사방이 뚫려 있어 적의 공격에도 취약하다. 심지어 용산은 북한이 띄운 드론이 서울 항공을 누비고 다녀도 몰랐고, 한 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심지어 미국에 도청까지 당하고 끽소리도 못하고 있다. 선의의 도청이란다.
용산은 흉악스럽게 보이는 시멘트 건물만 우뚝 서 있을 뿐, 주변 풍광이나 여건이 청와대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청와대는 주변에 산이 둘러싸여 있어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가 좋지만 용산은 그야말로 뻥 뚫려있고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세계에서 이런 대통령실은 없을 것이다.
이틀에 한번 꼴로 청와대 사용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윤석열이 애초의 말과 달리 청와대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권은 외국에서 온 총리 및 대통령은 물론 크고 작은 행사를 백 차례 넘게 청와대에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조중동도 이러려면 왜 대통령실을 옮겼느냐고 따질 정도다.
민주당 이병훈 의원이 공개한 문체부 자료를 보면, 2022년 12월부터 2023년 8월 말까지 대통령실의 영빈관·상춘재 사용일수는 110일이었다. 이는 윤석열이 국내에 있었던 236일 중 46.6%에 이른다. 이틀에 한 번씩 영빈관이나 상춘재를 사용한 것이다.
청와대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말도 거짓말
윤석열은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행사일은 11일이지만 행사 준비부터 철거 기간을 합치면 20일 정도 사용이 통제됐다. 대통령실의 행사로 인한 청와대 장소 사용 현황을 보면 대부분 국빈 맞이, 격려 만찬, 부처 업무 보고, 수여식 등 다양하다. 이에 대해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막대한 혈세를 투입한 용산 대통령실에 행사 공간조차 없느냐”고 지적했다.
청와대를 활용한 공연과 전시 사업 예산에서 사용 계획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총 100억 원을 청와대 활용 공연(64억 원)과 전시 사업(36억원) 예산에 편성했다. 하지만 사용 계획에 대해서는 “향후 수립하겠다”라고만 답변했다. 문제는 김건희가 전시회를 주관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시스템 무너져
윤석열은 “일단 청와대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를 버리고 용산 국방부 청사로 들어갔다. 검토와 결정, 준비, 집행에 최소한 몇 년을 들여야 할 일을 불과 두 달 만에 결정하고 집행해버렸다. 지난 74년 동안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가꿔온 청와대의 인프라와 시스템은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도 대통령실은 청와대에 있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지난 70년 동안 대통령실로 쓰기 위해 모든 시스템을 갖춰왔다. 집무실과 비서실, 경호실, 영빈관, 춘추관, 관저뿐 아니라 국군서울지구병원도 바로 옆에 있다. 북악산이나 인왕산 등 천혜의 방어벽이 있고 주변 건물이 낮아서 군사적으로도 매우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석열은 이런 필수적인 검토 과정을 모두 무시했다. 대통령 당선 열흘 만에 이전 지역을 결정했고, 그 뒤 50일 만에 수리와 이사를 마쳤다. 역사상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로 날림 결정과 집행이었다. 웃기는 것은 대통령실 및 관저 공사를 김건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했던 업체가 진행했다는 점이다. 이에 감사원은 위법이 있다고 적시했다.
무속 개입 논란
문제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무속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점이다. 천공은 정법시대라는 유튜브 방송에서 “용산은 수도 서울의 최고의 땅이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천공은 석유 시추에 대해서도 말했는데, 묘하게도 그후 윤석열은 동해에서 석유를 시추해 2200조를 벌겠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석유 시추를 맡은 곳은 미국이 있는 1인 회사였다.
대통령 관저 선정에도 풍수학자 백제관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관저 후보지였던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방문한 백재권 풍수학자가 중앙일보 칼럼에서 “남산의 철탑(N서울타워)이 살기를 분출해 청와대 주인이 큰 화를 입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관저를 외교부 장관 관저로 옮겼다. 국가 대사를 무속인의 말에 의존한 것이다. 거기에도 김건희가 개입되어 있다는 게 중론이다.
청와대 관람 규정도 어겨
심지어 윤석열 정권은 2023년 5월 ‘청와대 관람 운영 규정’을 개정해서 대통령실은 사전 신청과 허가 없이도 청와대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럴 거면 왜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했는지 모르겠다. 국고만 낭비하고 국론만 분열시킨 것 아닌가. 그 바람에 경찰 병력이 모두 촛불집회 진압에 나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것 아닌가?
청와대 관리 비용 별도로 들어가 국고 낭비
문제는 기존 청와대에 계속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문화재청은 2022~2023년 청와대 관리와 운영 등에 314억3200만 원,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년 청와대 활용 예산으로 227억5500만 원을 편성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년 예산으로 330억 원을 편성했다. 이것만 해도 이미 871억 원이다.
여기엔 아직 손대지 않은 비서동, 경호동을 리모델링하기 위한 2024~2025년 예산 176억 원도 포함됐다. 이 밖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청와대재단도 새로 만들겠다고 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형국이다. 혹시 기시다 일본 총리를 모시려고 그렇게 큰 돈을 쓴 건가?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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