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말란 걸 다해" "눈과 귀, 다 버렸다"..비판 쏟아진 '윤석열 담화'"육성이 공개됐는데도 끝까지 잘못 인정않는 오기와 독선 앞에 절망만"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심 거부’ 외친 140분, 국민은 절망
한마디로 안하느니 못한 국민 속 터지는 동문서답
국정농단 피의자가 무능함과 무책임함을 자백한 ‘피의자 신문’ 자리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대국민 담화겸 끝장토론 기자회견에 대한 야3당(민주·혁신·정의)의 한 줄 요약이다. 김영선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라고 했다는 자신의 육성 녹취도 무시했다. 또한 모든 문제가 대통령 당선 이후에 개인 휴대폰을 안 바꿔서 일어났다고 책임 전가를 했다. 선거 기간에 자신의 휴대폰에 부인 김건희씨가 밤 새워 대신 답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이날 2시간 20분 토론이 끝나자마자 <尹, 2시간20분 기자회견 종료...MBC·JTBC 등 질문 못해> 제목의 '아주경제'의 속보가 떴다. 더 이상 봐줄 여지도 없어졌다.
최근 보수를 망라한 여러 언론에서 ‘기자회견 이렇게 하면 망한다’고 조언했는데도 불구하고 "술자리 잡담 수준"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올 정도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해명과 사과는커녕 변명과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 "하지 말란 걸 다 했다" "듣는 시간이 아까웠다" "눈과 귀 다버렸다"라는 여론의 질타가 빗발쳤다.
여론조사 조작과 공천개입은 물론 '김건희 특검법' 등에 대한 기자 질의에 대한 답변은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몰상식 일색이었다는 평가다. '개 사과' 같은 사과를 하긴 했다. 어떤 사과냐고 물으니 “국정 책임자의 사과는 국민들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라는 동문서답을 내놨다. 다시 무엇에 대한 사과냐고 물으니, 끝까지 '김건희'라는 주어는 빼버리고 “어쨌든 사과한다”라고 뭉뚱그렸다.
"(김건희가) 사과하라고 해서"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돕는 게 왜 문제냐" "내 핸드폰으로 아내가 문자" 등 부인의 국정농단 행태를 본의 아니게 발설하다가 종국에는 "부부 싸움"으로 말을 돌려 희석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민심 거부’ 외친 140분, 국민은 절망합니다> 제하의 논평에서 "오늘 기자회견조차 김 여사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시종일관 김건희 지키기에만 골몰한 대통령의 모습은, 오늘 기자회견이 누구를 위한 자리인지 똑똑히 보여줬다"라며 "자신의 육성이 공개됐는데도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기와 독선 앞에 절망만 남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돕는 게 왜 문제냐며, 그게 국정농단이면 국어사전을 고쳐야 한다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라며 "대통령이 잠든 사이 대통령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영부인이 정상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탄핵의 필요성만 키운 동문서답! 무도하고 뻔뻔한 정권 끌어내려야 한다"라며 "한마디로 안하느니 못한 국민 속 터지는 동문서답이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원내대표는 "예견된 것처럼 전파낭비, 시간낭비 세금낭비였다. 윤 대통령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있는 듯한 현실 인식 수준을 그대로 내보이면서, 어처구니없는 망언록만 추가했다"라며 "이번 기자회견으로 사실상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은 끝이 났다. 국민께서 주신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버렸다"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다. 불구덩이에 기름을 부었다"라며 "대통령의 김건희, 명태균 의혹 해명은 다 거짓말"이라며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일개 범부로서 김건희 변호사를 보았을 뿐이다. 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대변인"이라고 비꼬았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은 정치 선동이자 삼권분립 위반' '검찰총장 할 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제 처를 많이 악마화' 등의 발언을 두고서는 "기가 찬다"라고 냉소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 실망은 바다보다 깊고 분노는 태산보다 높다"라며 "대통령직의 엄중함을 망각한 대통령이 스스로 임기 후반기 하산길을 재촉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국민겁박 기자회견이다. 국민들께 진솔한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는 태도부터 고쳐야 한다"라고 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술자리에서 허세 많은 선배가 일방적으로 잡담하는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자백들도 나왔다"라고 평했다.
김용민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