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고 하던가. 명태균 게이트가 갈수록 범위가 확대되고 동원된 수법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처음엔 김영선 공천에만 개입한 걸로 알았던 명태균과 용산이 알고 보니 서울시장, 경남도지사, 강원지사, 포항시장 선거에도 개입한 게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준석의 증언에 따르면 약 10곳에서 공천개입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명태균 서울시장 선거에도 개입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을 고발하겠다고 해 화제가 되었는데, 정작 고발을 하지 않아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최근 명태균이 서울시장 선거에도 개입한 게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자 당시 경쟁자였던 안철수가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다”고 나서, 이후 이 사건이 국힘당 분열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이 조사한 서울시장 여론조사 비용을 오세훈 선거 캠프가 아닌 오세훈의 측근으로 알려진 재력가 김모 씨가 댄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김씨는 명씨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방문해 사진을 촬영했던 제주도 소재 한 별장의 명목상 소유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오세훈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 서울시장 선거 수사
검찰이 명태균과 강혜경 씨를 상대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명태균이 실질적 소유주인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오세훈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비용을 오세훈 캠프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는 지났으나, 뇌물죄 혹은 부정후수뢰죄로 처벌할 수 있다. 문제는 오세훈이 당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인데, 일단 오세훈 측은 전혀 모른다고 21일 답했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20번이나 했다는데 그 비용을 다른 사람이 댔는데 정작 후보가 몰랐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이에 대해 명태균은 "(오 시장은) 10년 만에 (서울시장) 만들어줬으면 '감사하다'고 해야지, (서울시장) 되고 나서 김종인 전 위원장 배신하고 인사도 안했다"며 "우리에겐 돈 몇푼 주고 '저거 보내라'고 사람을 보냈다. 그게 사람인가"라고 오 시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명택균은 "(오 시장의) 후원회장이 왔다. 먼지털이하려고"라며 "그 별장 주인 아닌가. 김씨한테 물어봐라. 명태균한테 전화왔던데 감당 되겠냐고"라고 말했다. 오 시장 측에서 명씨에게 거리를 두기 위해 김씨를 보내 돈을 줬다는 취지다.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고, 오세훈은 대선은커녕 현직 서울시장 자리도 지키기 힘들어질 것이다. 문제는 검찰 수사다.
지난 대선도 명태균의 손에 놀아나
지난 대선도 명태균의 손에 놀아난 선거였다. 국힘당 대선 후보 경선부터 여론조작이 이루어지고 대선 본선에서도 수많은 여론조작이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지난 대선이 원천 무효가 될 수 있는 엄청난 사건이다. 다만 대통령은 내란, 외란를 제외하고는 형사소추되지 않으므로 재임 기간 중에 기소되지 않지만 수사는 할 수 있다. 그 전에 여론에 따라 탄핵될 수도 있고 스스로 하야할 수도 있다.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명태균은 가짜 응답완료 샘플을 통해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경합이던 것을 윤석열 우세로 조작했다. 조작 전에는 윤석열 대 홍준표가 31% 대 30.4%로 불과 0.6차이인데, 샘플을 조작한 결과 윤석열 33%, 홍준표 29.1%가 나왔다. 홍준표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10% 이상 이기고도 당원 여론조사에서 져 후보에서 탈락했다.
홍준표가 대선 경선 무효 소송 안 낸 이유는?
이와 관련된 녹취록을 들어보면 명태균은 강혜경 씨에게 “윤석열 지지율을 2~3% 높이”라는 지시를 한다. 그후 실제로 윤석열이 3.9% 이긴 조사가 나왔다. 강혜경 씨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모두 위에 보고되었다고 진술했다. 녹취를 들어보면 명태균은 “외부에 유출하는 거니까” 하고 말한다.
그런데 왜 홍준표는 대선 경선 무효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것일까? 이미 지난 것이니 눈감고 용산의 환심을 사 차기라도 노리는 것일까? 그래서인지 홍준표는 한동훈은 날마다 저격하면서도 묘하게 용산을 감싸는 태도를 자주 취했다. 홍준표는 두어 번 윤석열을 독대하기도 하였다.
신용한, 명태균 여론조사 대선 전날까지 활용했다고 폭로
한편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총괄실장을 한 신용한 교수가 명태균이 보내준 여론조사 자료를 대선 전날까지 활용했다고 폭로해 충격을 주었다. 비보고용 여론조사가 실제로 캠프에 전해졌다면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검찰은 세부 수사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상당수 의미 있는 자료로 전해진 압수품들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와 미래한국연구소 김태열 전 소장의 주장도 확인 중이다. 강씨는 지난 18일 창원지검에 출석하며 ““명씨가 ‘윤석열 (당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지방선거) 공천에는 문제가 없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명태균, “김진태도 내가 살려줬다” 자랑
강원도지사 선거 때도 용산의 공천 개입이 있었다. 명태균은 녹취에서 “김진태도 내가 살려줬다”고 말했다. 뉴스 토마토의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는 2022년 6·1 지방선거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 당내 경선에서 컷오프되며 일찌감치 고배를 마셨던 김진태가 명태균의 도움으로 김건희를 찾아가 '충성맹세'를 했고, 이를 계기로 경선 기회를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진태는 단식 투쟁의 결과라며 그러한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게 사실로 드러나면 용산과 국힘당은 공중분해될 것이다. 이재명 대표 1심 유죄 선고로 희희낙락한 국힘당도 날마다 새로운 사실이 폭로되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박정훈 대령까지 3년이 구형돼 그나마 남아 있는 보수층도 떠날 기세다. 윤석열은 결국 탄핵되고 말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