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청년들도 시국선언.."尹정권에 더 이상 미래 못 맡겨""윤석열과 김건희의 안위 앞에 우리의 문제는 보잘것없는 것이 됐다"직장인, 대학·대학원생, 연구원, 취업준비생 등 '2030 일반 청년'들로 구성된 <윤석열 퇴진을 위해 행동하는 청년 일동>은 28일 오후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청년들 제공 "청년들은 기득권과 이권 카르텔에 매몰되지 않은 자유로운 존재입니다. 누구보다 중요한 국정 동반자가 바로 청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에 대해 기대하고 바라는 것이 있으면 거침없이 얘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여러분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5일 '청년 정책'을 주제로 열린 열일곱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청년 목소리를 국정 운영 전반에 반영해오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국가장학금과 청년층을 위한 정부 지원 정책을 소개했다.
하지만 실망한 청년들이 직접 거리로 뛰쳐 나와 대통령의 이 약속이 '기만'이었다고 평가했다. 고물가에 밥값과 난방비를 걱정하는 팍팍한 현실에, 미래를 꿈꿀 여유조차 없다고 말했다. 전국의 대학가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서명운동을 이어온 2030세대 청년들 200여 명이 직접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민생은 외면한 채 공동체의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윤석열 퇴진을 위해 행동하는 청년 일동>은 28일 오후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이따위 대통령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가지고 "더 이상 윤석열 정권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라며 시국선언에 나섰다.
청년들은 시국선언을 통해 "힘겨운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내며 뉴스 속 이야기들은 나와 무관하다고 믿었다"라며 "하지만 이태원 참사와 채상병 순직사건 이후 사태를 책임지기는커녕 진상규명을 방해하려 했던 윤석열 정권을 분명하게 기억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는 앞선 세대가 일군 민주주의 토양 위에서 평등과 정의를 체화하며 성장했다”라며 “이 가치들을 훼손하려 하는 윤석열 정부를 더 이상 보고만 있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문제들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데도 윤석열과 김건희의 안위 앞에 우리의 문제는 보잘것없는 것이 됐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와 다음 세대의 미래를 위해 행동하자”라며 “윤석열 정부의 퇴진이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시사저널'에 "윤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아직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이 주도하는 주말집회에 나가기에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또래의 청년들이 많다고 느껴서 청년 개개인이 동의하고 모일 수 있는 시국선언을 쓰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참여하는 청년들은 대개 20~30대로 직장인, 대학·대학원생, 연구원, 취업준비생 등 일반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 111명의 서명을 받아 온라인상에 시국선언문을 공개한 이후 서명자가 꾸준히 늘어 29일 오전 기준 213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들은 다음 달 6일 자정까지 계속해서 온라인 서명을 받는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3월 5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스튜디오에서 <청년의 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청년 우대정책을 약속하는 민생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2030세대' 청년들 <시국선언 전문>
이따위 대통령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마치고 무거운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뉴스에선 각종 잡음과 구설이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 우리의 고민과는 분리된 듯한 소식들이 시끄럽게만 들릴 뿐입니다. 그렇게 뉴스 속 이야기들은 나와 무관하다고 믿은 채, 정치인들 이야기에 일일이 열 내봤자 내 삶은 바뀌지 않는다고 외면해 왔습니다.
우리가 고개를 돌린 동안 나를 닮은 수많은 얼굴들이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우리는 그 죽음 앞에서도 시민으로서 마땅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바쁜 일상을 그저 버텨낼 뿐이었습니다. 나 하나의 침묵이 오늘의 상황을 만든 것은 아닐 거라 애써 고개를 돌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합니다.
2022년 10월 29일,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159명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날 밤, 이태원에 있던 친구들에게 돌리던 문자와 끝내 돌아오지 않은 답장을, 실시간으로 늘어나던 사망자의 수를 기억합니다. 유가족의 눈물 앞에서 사태를 책임지는 이가, 사과하는 이가 단 한 명도 없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억합니다.
정부의 무리한 대민 지원 요구를 받아 구명조끼 하나 없이 하천을 수색하던 해병대원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채상병 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수사외압, 진상규명을 방해하기 위한 끝없는 공작들을 기억합니다.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한 박정훈 대령을 기어코 법정 앞에 세운 것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기억합니다.
깎여나간 R&D 예산을 복원하라 외치다 틀어막힌 입을 기억합니다. 경호원들에게 사지를 붙들린 채 행사장 바깥으로 끌려 나간 것은 단 한 명의 학생이 아니라, 우리의 민주주의였던 것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기억합니다.
연일 계속되는 의료 대란으로 응급환자들이 병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죽어간 것을 기억합니다.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두려움 속에, 그저 서로가 무탈하기만을 빌고 있는 무력함을 기억합니다. 이 정부가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에 실패했다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뉴스에서 매일 떠들어대는 공천 개입,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와 같은 논란들 속에서 이 정부가 우리의 미래를 그려본 적 없다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삶을 위협하는 문제들이 턱 밑까지 차올라도 윤석열과 김건희의 안위 앞에 우리의 문제는 보잘것없는 것이 된다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는 국민들의 눈에서 희망이 바스러지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지, 무엇을 쇄신할 것인지 모르는 대통령을 보고 있습니다. 특검을 거부한 자가 범인이라 외치던 사람이 김건희의 특검에 대해 반헌법적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누가 대통령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보고 있습니다.
앞선 세대가 우리에게 물려준 민주주의의 가치가 쓰러져가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잘못을 덮으려는 거짓 앞에서 '공정과 상식'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무책임한 거부권 남발 앞에서 무너지는 민주주의의 뒷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외칩니다.
청년이라 이름 붙여진 우리는 외칩니다. 반복되는 일터의 죽음 속에서, 딥페이크 범죄의 일상적 위협 속에서, 기후위기의 두려움 속에서, 전쟁의 불안 속에서, 오늘의 정치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 속에서 외칩니다. 실패한 정부의 무능을 지켜보다 못해 외칩니다.
우리는 이제 참을 수 없어 외칩니다.
또래의 영정사진 앞에 놓인 나의 무력감을 넘어 외칩니다. 우리의 생명과 존엄, 공정의 최저선과 민주주의의 진실한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외칩니다. 각자도생, 약육강식이라는 말로 우리의 시대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평화와 정의를 이야기하기 위해 외칩니다. 더 이상 윤석열 정부의 손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습니다.
우리 이제 행동합시다!
앞선 세대가 일군 민주주의의 토양 위에서 평등과 정의를 체화하며 성장한 우리는 이 가치들을 훼손하려 하는 윤석열 정부를 더 이상 보고만 있지 않겠습니다. 이제 우리의 현재와 다음 세대의 미래를 위해 행동합시다. 윤석열 정부의 퇴진이 그 시작입니다.
민주주의 무너뜨리는 윤석열은 퇴진하라! 거짓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는 윤석열은 퇴진하라! 국민을 지키는 데에 실패한 윤석열은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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