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이철규 "훗날을 생각하라"..경찰 협박 '후폭풍'이철규 "尹 체포 지원 땐 책임질 수 있어" 우종수 겁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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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갈무리
경찰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6일 12·3 내란 수사를 총괄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단을 찾아 '내란 수괴'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것을 문제 삼으며 몰아붙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당시 후배 경찰 앞에서 이들이 선을 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민사회는 물론 경찰 내부가 발칵 뒤집어졌다.
특히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에게 발언한 것은 '협박'이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논란이 되자 "경찰이 잘못한 게 없다면 협박이 되겠냐"라며 "무슨 협박을 했느냐"라고 반박했지만, 명백한 "협박"으로 판단되면서 수사 외압으로 고발당했다.
10일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3시 이철규 의원을 '직권남용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세행은 "내란수괴범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집행이라는 엄정한 법집행을 위해 단호한 조치를 바라는 국민적 요청이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우종수 본부장에게 '앞으로 영원하다고 생각하냐' '나중에 훗날을 생각하라' 등 협박성 발언을 해서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8일 경찰 내부 게시판엔 <친정집에 와서 훗날을 생각하라고 한 그 국회의원을 생각하며>란 제목의 현직 경찰의 글이 올라왔다. '그 국회의원'은 이철규 의원을 지목한 것으로 작성자는 법원에서 적법하게 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건 경찰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글을 이어나갔다.
작성자는 내란 사태가 촉발된 지난해 12월 3일을 '무궁화꽃이 우수수 지는 계엄의 밤'이었다고 적었다. 잘못된 대통령 한 사람때문에 경찰 수뇌부가 줄줄이 조사받고 있는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윤 대통령은 그들에 대한 미안함도 없어 보인다"라며 "자기가 달아준 별이라 마음대로 떨어뜨려도 된다면 별만 가져갈 것이지 왜 감옥에 내려놓고 가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특히 이철규 의원을 향해선 "얼마나 많은 경찰관이 잘못된 왕을 따라 순장을 당해야 만족하냐?"라고 묻고는 "오히려 경호처장에게 순순히 합법 절차를 따르라고 설득해서 후배들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앞서 경찰청을 찾아 우종수 본부장에게 "영장이 무효인데 경찰이 이를 어떻게 집행하려 할 수가 있느냐"라고 따졌다고 한다. 이에 우 본부장은 "영장에 대해서 따지려면 법원에 따져야지, 그걸 경찰 후배들에게 따지는 게 말이 되냐"라며 "영장이 나왔으면 집행하는 게 수사기관의 당연한 임무"라고 답했다.
이철규 의원은 "우 본부장 임기가 언제까지냐. 임기 끝나기 전에 화려하게 수사 마무리해서 빛 보려고 하는 거 아니냐"라고 비아냥거렸다고 한다. 이 의원의 이런 발언에 경찰들 사이에선 "협박처럼 느껴져 불쾌했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철규 의원은 또 우 본부장에게 "위법에 동조하면 훗날 책임질 수 있으니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했고, 우 본부장은 "듣기 거북하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에서 항의 방문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친윤핵심 이철규의 1.23 내란 조작은폐시도> 제목의 입장문에서 "'훗날을 생각하라' 이철규 의원이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에게 던진 말이다. 명백한 수사외압"이라며 "사적인 자리에서 외압을 행했다 해도 충격적인데, 여당 국회의원과 국가수사본부장 간의 공식 면담 자리에서 수사외압과 협박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철규 의원은 윤리강령이 요구하는 품위유지와 직권남용 금지 의무를 명백히 위반했다"라며 "국회법 제155조에 의거해 제명을 포함한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