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가치관과 사상과 철학을 알려면 그의 발언과 행보를 살펴봐야 한다. 사람의 언행이 그의 철학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김문수와 이준석이 연일 비판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들은 한때 노동운동가의 대부로 불리기도 했고 2030 청년들의 대변인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각광을 받았던 인물들이다.
1980년대 김문수는 노동운동계의 대부로 불렸다. 그는 서울대 재학 중 전태일 열사의 분신 사망 소식을 접한 후 노동운동에 투신한다. 정권은 그를 눈엣가시로 여겼다. 수많은 연행과 투옥 그리고 고문 등으로 그를 괴롭혔다. 그럴수록 그를 지지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그의 석방을 촉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기도 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그는 민중당을 창당하지만 1992년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다. 김영삼 집권후 그가 선택한 길은 보수로의 전향이었다. 명분은 소련의 해체가 이유가 되었다고 하지만 소련 공산당의 해체와 노동자 삶의 개선이 무슨 상관이냐는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당시 이재오 심재철 등 운동권의 유력인사들이 전향이 이어지던 터라 김문수의 전향이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던 김문수가 국회의원이 되고 경기지사가 되면서 권력의 맛을 본 이후부터 그는 극우화되기 시작했다. 끝없이 극우로 추락을 거듭하던 그는 급기야 전광훈 세력과 손을 잡기도 하고 노조를 악마화하는 모습을 가장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보여 온 것이다. 노조에 대한 비판은 그의 과거를 비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를 정치권으로 끌어들인 것은 그의 노동운동 이력이었으며 그 이력이 없었다면 그는 정치인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즉, 그의 노조 부정은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한술 더 떠 그의 배우자인 설난영마저 노조를 악마화하기에 이른다. 21대 대선의 김문수를 지지하는 유세과정에서 설난영의 발언이 도마에 오르게 된다. 설난영은 자신이 세진전자 노조위원장 시절에 김문수와 만나 교제하며 결혼하게 된 것인데, 노동운동가 출신이면서 “노조는 과격하고 못생기고...”라는 발언을 하면서 수많은 노동자들의 비판을 받게 된다. 이에 과거 김문수 설난영 등과 함께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는다. 민주화운동가 노동운동가 출신자들이 권력을 얻게 되면서 노조를 앞장서서 비판하기에 이른 것이다. 김문수의 혐오발언은 비단 노조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여성혐오 발언과 소방서 상황실 전화 발언 등으로 끝없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0일 무소속으로 출마한 부정선거 음모론자 황교안은 김문수 지지선언을 하며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는데, 김문수도 사전투표는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한편으로는 사전투표를 격려하는 발언을 하기도 해 조롱을 자처하기도 했다.
한편 청년세대의 대표주자로 한때 국힘당의 당대표까지 역임했던 이준석 논란도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은 2021년 6월 11일, 국민의힘 초대 당대표 선거 본경선에서 44%를 득표해 당선됐다.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 당대표였으며 선출직 공직자 경험이 없는 최연소 원내 교섭단체 대표란 진기록을 세웠다. 거대 보수정당의 당대표로 청년들의 지지를 온몸에 받으며 언론의 수많은 조명을 받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이대남들을 규합하여 당대표에 올라 젊은이들로부터 차세대 정치지도자라는 별칭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윤석열에 의해 당대표직에서 쫓겨난다. 이후 그는 개혁신당을 창당하며 2024년 총선에서 마삼중(마이너스삼선중진)이라는 조롱을 떼어내고 동탄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
하지만 그는 21대 대선을 며칠 앞두고 몇가지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 토론회에서 성기 젓가락 발언을 하며 스스로 논란을 자초했고 또한 2023년 즈음에는 2회의 성접대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면서 코너에 몰려있다. 젊은 세대의 의견을 반영하고 젊은이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만 오히려 하는 짓은 70대 정치인만도 못하는 행보를 보이며 젊은 세대들이 크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그가 만일 완주하더라도 지지율 10%가 넘지 못하면 그는 선거비용 보전을 한푼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선거비용 보전을 미끼로 김문수 지지선언과 함께 합당 할 것이란 예측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문수와 이준석은 한때 시민사회와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그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중이며 배신자라는 굴레가 짙게 드리워 있는 중이다. 그들이 당선될 가능성도 제로에 가깝지만 향후 이런 자들이 각종 선거에 나오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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