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국힘 '중국인 건보 먹튀' 주장에 "흑자 상태" 쐐기중국인 건보 재정 지난해 55억 흑자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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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국인 건강보험 부정수급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정감사 자리에서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중국인 건강보험 재정 먹튀' 주장에 관해 직접 수치를 언급하며 반박했다. 과거 재정 적자가 있었지만 적자 폭이 줄다가 작년에 흑자로 전환됐고, 대다수의 중국인 부정수급은 국내 사업주의 늑장 신고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것이다.
정 장관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전체 외국인의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흑자로 전환됐고 중국도 과거에는 적자가 일부 있었지만 최근엔 흑자"라며 "작년엔 (중국인 건보 재정 수지가) 55억 원 정도의 흑자를 보였다"고 말했다. '보험료는 국민이 내고 혜택은 중국인 등 외국인이 가로챈다'는 야당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관한 대답이었다.
실제로 최근 8년은 외국인 가입자가 건강보험료로 낸 돈이 받은 돈보다 많은 흑자 상태였고, 2017~2019년 적자 폭이 상당했던 중국인 가입자의 건강보험 재정 수지도 흑자로 전환됐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재외국민을 제외한 외국인 가입자의 건강보험 재정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흑자였다. 지난해 흑자 규모는 9,439억 원에 달했다. 중국인의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2017년 1,108억 원 적자에서 2018년 1,509억 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으나 2024년엔 55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 필요한 체류 기간이 최소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나는 등, 수급 기준이 강화된 영향이다.
정 장관은 건강보험 부정수급자 중 중국인 비율이 대다수라는 국민의힘의 지적에 관해서도 반박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건강보험 부정수급자의 70.7%가 중국인"이라고 지적하자, 정 장관은 "지적하신 부정수급의 99.5%는 사업장을 퇴사했을 때 사업주가 신고를 늦게 하는 바람에 발생했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이용자의 부정수급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사업주 신고 관련) 제도 개선을 해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부정수급자 중 중국인 비율이 가장 높은 문제에 관해서도 "중국인 보험 가입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다른 국적보다는 조금 낮은 비율"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선 건강보험 재정 적자 관련 통계에 오류가 발생했던 점 등을 지적하며 국민의힘이 과장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공단은 과거 2020년 중국인의 건강보험 재정 수지가 239억 원 적자였다고 공표해왔으나, 올해 3월 365억 원 흑자로 정정했다. 수작업으로 수치를 더하다 실수했다는 해명이다. 전진숙 민주당 의원은 "혐중을 부추기는 자료로 활용됐다면, 복지부가 더 적극적으로 오해였다는 걸 분명히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혐중' 선동이 아니라며 발끈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 공식입장은 상호주의"라며 "혐중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또 김미애 국힘 의원은 정 장관의 중국인 부정수급 관련 설명에 "대한민국의 장관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정부의 보건부 장관의 답변 같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정 장관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응수했다.
관련해 조원준 민주당 보건의료 수석전문위원은 "'혐중'이 아니라 '상호주의'라고 핑계대는건 맞는 주장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조 전문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그럼 모든 외국인 가입자들을 각 개별국가마다 상호주의에 맞춰 각기 다른 제도로 운영할 것인가? 사회보험을 택한 나라 중에 그렇게 운영하는 국가가 있는가? 그게 가능하기는 한가?"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를 왜곡하다가 안되니 엉뚱한 핑계를 대고 있다. 흑자로 잘 운영되고 있는 제도를 왜 자꾸 흔들어대고 국민들에게 가짜뉴스를 파뜨려 혼란을 유도하는가? 혐중정서 조장이 아니라면 당신들이 진짜 원하는게 뭔가?"라고 거듭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