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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국힘 당대표 김기현 선출 개입 드러나.."나경원 머리 높이지 마라"

'김건희 메모장'...이준석 대표 축출 후 당대표 후보군 품평
나경원 낙마-김기현 급부상 국힘당 새 당대표 선출과 일치

정현숙 | 기사입력 2026/01/13 [12:46]

김건희, 국힘 당대표 김기현 선출 개입 드러나.."나경원 머리 높이지 마라"

'김건희 메모장'...이준석 대표 축출 후 당대표 후보군 품평
나경원 낙마-김기현 급부상 국힘당 새 당대표 선출과 일치

정현숙 | 입력 : 2026/01/13 [12:46]

 

"국민이 위임하지 않은 권력이 당대표 점지..헌법 제8조,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

 

김건희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정치와 당무에 개입한 정황이 전날 '한겨레' 보도로 확인됐다. "나경원 머리 높이지 마라" 등 당시 당대표 후보군을 품평한 김씨의 개인 메모장이 '민중기 특검별검사팀' 수사 과정에서 확보됐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브리핑에서 "‘정치 바둑판’ 위에서 국민을 조롱했던 김건희와 윤석열, 이제는 법의 심판대 위에서 자신들이 둔 악수(惡手)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박경미 대변인은 "민중기 특검팀이 확보한 김건희의 메모는 ‘밀실 권력’의 설계도다. 이준석 당시 대표를 축출한 후 새 당대표 후보군을 품평한 김건희의 메모는 나경원 낙마, 김기현 급부상이라는 실제 결과와 일치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국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중량급 정치인들 품평이 담긴 김건희씨의 개인 메모장이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확보됐다. 특검팀은 김씨가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등 정치와 당무에 개입했다고 판단하고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코바나컨텐츠의 이름이 하단에 새겨져 있는 김씨의 메모장에는 “총선에서 이기려면 (김기현) 조직”이라는 문구와 함께 당시 전당대회 후보군(김기현·권영세·나경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특검팀은 이를 지난 2023년 이준석 전 대표 축출 후 치러진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씨가 후보를 고른 흔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씨의 메모장에는 “나경원 머리를 너무 높이지 말라”라는 질책성 문구와 함께 ①카리스마 ②호감적이어야 한다 등 당대표의 조건으로 제시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또 “권성동 장제원이 도와준다”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런 메모 내용은 당시 후보들이 경쟁했던 전당대회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당시 유력 후보였던 나경원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내놓은 정책 구상을 계기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다가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며 압박하자,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상대적으로 약체였던 김기현 의원은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를 이뤄 친윤계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으며 급부상했다. 이런 상황을 파악했을 나 의원이 여전히 '윤석열 체포 반대, 탄핵 반대'에 앞장서는 행보를 보여와 '검찰 캐비닛'이 있다는 의심도 불거졌다.

 

'김건희 메모장'에는 “권성동(국민의힘 인기○) 측근으로 붙어 있어야지, 생각을 깊이 해줘야지”, “심플하다 정치바둑판”이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김건희씨 측은 메모장과 관련해 “작성 시기, 작성 경위, 메모의 실질적인 내용 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의 메시지가 통일교 측에 전달돼 특정 후보들을 당선시킨 정황도 특검 수사에서 드러났다. 김씨와 통일교의 가교 역할을 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2023년 2월 초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당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조수진·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문자를 보냈고,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박성중 후보를 제외한 명단 속 인물들이 모두 당선됐다. 김씨의 ‘막후 지원’으로 당대표가 된 김기현 의원 부부는 당선 9일 뒤 김건희씨에게 260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가방을 보냈다. 

 

박경미 대변인은 "메모장에 적힌 ‘나경원 머리를 너무 높이지 말라’는 문구는 국민과 당원이 선출하는 당대표라는 직위가 권력의 통제 아래 놓여 있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라며 "당시 나경원 전 의원을 향했던 초선 의원들의 연판장과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배제는 결국 김건희라는 ‘보이지 않는 손’의 영향이었음이 더욱 명확해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건희가 남긴 ‘심플하다 정치 바둑판’이라는 메모는 정치를 바둑판 바둑돌 정도로 여기는 왜곡된 인식을 드러낸다"라며 "정당 정치의 자율성과 민주적 절차,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삶을 다루는 정치가 한 개인의 메모장 안에서 어떻게 유린당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통일교 개입과 관련해서 "더 심각한 문제는 공적 기구가 아닌 무속과 종교적 네트워크가 국정에 개입한 정황"이라며 "전성배 씨가 윤영호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정리하라네요’라는 메시지는 사실상의 ‘밀지(密旨)’였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의 집단지성이 발휘되어야 할 전당대회가 특정 세력의 조직적 동원과 배후 조종에 의해 오염되었다는 사실은, 공당으로서 국민의힘이 가진 존립 근거를 뒤흔드는 일"이라며 "국민이 위임하지 않은 권력이 당대표를 점지하고 최고위원을 선별하는 행태는 헌법 제8조가 보장하는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김건희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건희의 나라'였던 대한민국

 

“대통령 배우자의 권한 남용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크게 훼손됐음을 여러 사건에서 확인했다" 대통령 배우자의 신분을 이용해 고가의 금품을 쉽게 수수하고, 각종 인사와 공천에도 폭넓게 개입했다” “공식적인 지위나 권한이 없는 김건희가 대통령에 버금가는 지위를 향유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농단을 파헤친 3대 특검 가운데 가장 많은 의혹을 가장 오래 수사한 ‘김건희 특검’이 지난해 12월 28일 활동을 마치면서 이렇게 밝혔다. 특검은 180일에 걸쳐 31건을 수사했고, 구속한 20명을 포함해 66명을 재판에 넘겼다. 가히 '대한민국은 김건희의 나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검이 다룬 김씨의 혐의는 크게 6가지로 압축된다. ①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 ②명품가방·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금품수수 ③명태균 불법 여론조사 및 공천개입 ④통일교 금품수수 ⑤양평 고속도로·공흥지구 관련 특혜 ⑥기타 등이다.

 

김건희씨가 2014년 9 10일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들을 대동하고 마포대교 도보 순찰에 나서고 있는 모습.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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