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트럼프 ‘관세 칼날’ 제동…250조 환급 폭탄 현실화보수 대법관까지 위법 판단…트럼프 행정부 권한 남용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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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EPA에 관세 권한 없다”…보수 대법관도 제동
미국 연방 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6대3으로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위법 판단에 보수 성향 대법관 3명까지 동참하면서, 보수 우위 구도 속에서도 행정부 권한 남용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판부는 ▲지속적 무역적자를 ‘이례적이고 예외적인 위협’으로 보기 어렵고 ▲법률 어디에도 ‘관세’ 또는 ‘수입세’ 부과 권한이 명시돼 있지 않으며 ▲기간 제한 없는 포괄 위임은 사실상 입법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연방대법원이 핵심 정책을 정면으로 무효화한 첫 사례다.
기업 1000여곳 환급 소송…최대 250조원 규모
판결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2월부터 징수해온 관세를 환급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1000여개 기업이 환급 소송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으며, 환급 요구액은 1750억달러(약 254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환급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업체·유통업체·소비자 사이에 관세 부담이 전가된 구조 탓에, 실제 환급 주체와 배분 문제를 둘러싼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3500억달러 투자, 재협상 변수로
관심은 한국으로 쏠린다. 한국 정부는 자동차 및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가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그러나 상호관세 자체가 무효화될 경우, 협상의 전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투자 약속의 법적·정치적 근거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당장 합의를 철회하기는 쉽지 않다. 한·미 무역 합의는 안보 협력과 긴밀히 연동돼 있고, 트럼프 행정부가 즉각적인 ‘대체 관세’ 추진 의지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플랜B’ 본격화…무역확장법 232조 전면 활용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 중인 대체 수단으로는 다음이 거론된다. ▲무역확장법 제232조: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품목별 관세 부과▲무역법 제301조: 차별적 무역 관행에 대한 보복 관세 ▲무역법 제122조: 무역수지 적자 대응 목적의 한시적 관세다.
특히 232조는 상무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광범위한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어, 철강·알루미늄·자동차·반도체·의약품 등 전략 산업 전반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조사에 최대 270일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즉각 집행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판결은 관세 정책의 종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법적 근거를 둘러싼 공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입장에서는 3500억달러 투자 이행 속도와 조건 재검토 ▲232조 적용 가능 산업에 대한 선제 대응 ▲안보·통상 연동 구조의 전략적 재조정 등 다층적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
결국 이번 판결은 ‘관세 철회’가 아니라 ‘관세 방식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에 가깝다. 향후 수개월간 전개될 미국의 플랜B 실행 여부가 한·미 통상 질서의 방향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