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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미셸 박 스틸 전 연방하원의원을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한 데 대해, 국내 학계와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해당 인사가 한반도 평화와 한국 민주주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외교광장, 포럼지식공감 등 단체들은 16일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인사는 한반도 평화와 한국 민주주의에 역행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적 균형감보다 정치적 성향이 앞서는 인사가 한미 관계의 중요한 시기에 적절한 선택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스틸 지명자가 직업 외교관이 아닌 공화당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동안 대북 압박과 군사적 억지를 중심으로 한 정책 기조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외교적 해법보다는 대결 구도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그의 정치적 성향이 한국 내 일부 극우 세력과 공명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이들은 “한반도를 미중 전략 경쟁의 전선으로 고착시키고, 국내 정치·사회적 분열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스틸 지명자가 주한미대사 이름에 오르자 극우 유튜브 채널에서는 '강경 보수가 온다. 진보 초긴장 상태?(조선일보 김광일의 입)', '건국전쟁 미 상영 성사시켰던 미셸 박 스틸(고성국 TV)' 등 환호가 이어진다. 심지어 구속영장실질심사 처지인 극우 유튜버 전한길도 '부정선거 멈춰라', '중국 공산당 나가라' 등 스틸 지명자가 자신들과 똑같다고 주장하며 이를 반겼다.
‘한국계’라는 상징성 역시 이러한 우려를 상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단체들은 “중요한 것은 출신이 아니라 외교적 전문성과 균형감, 그리고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라며, 상징적 의미보다 실질적 외교 역량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한반도는 군사적 긴장, 공급망 재편, 미중 갈등 심화 등 복합적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대결이 아니라 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외교적 리더십”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미국 정부를 향해 스틸 지명 철회와 함께 외교 전문성과 균형감을 갖춘 인물의 재지명을 요구했다. 동시에 한국 정부에도 이번 인사가 국익과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지명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향후 한미 관계의 방향성과 한반도 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변수로 주목되고 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거스르는 미셸 박 스틸 주한 미국대사 지명을 반대하며, 미국 정부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한다.>
미국 정부가 미셸 박 스틸 전 연방하원의원을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한 데 대해 우리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 이번 지명은 아직 상원 인준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나, 이미 한국 사회에는 상당한 파장과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4월 13일 미셸 박 스틸을 주한미국대사로 지명했고, 한국 대통령실은 한미관계 강화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인사가 과연 한미관계의 성숙과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미셸 박 스틸은 직업 외교관이 아니라, 미국 내 보수 정치 기반 속에서 성장해온 공화당 정치인이다. 그의 정치적 궤적은 외교적 중립성과 조정 능력보다는, 특정 이념과 전략적 이해를 강하게 반영해 왔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특히 그는 한반도 문제를 대화와 공존의 틀보다는 대북 압박과 군사적 억지 중심의 프레임으로 접근해 온 인물로 평가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의 정치적 입장과 행보가 한국 사회 내부의 극단적 정치세력과 일정한 공명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민주주의 질서를 부정하거나 선거 정당성을 흔드는 일부 극우 세력의 활동이 지속되어 왔으며, 이들은 대외적으로도 강경한 반북·반중 노선을 공유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대사로 지명된 인물이 국내 특정 극단 세력과 정치적·이념적 접점을 가질 가능성은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이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한반도를 미중 전략경쟁의 전선으로 고정시키고, 한국 사회 내부의 분열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한국계'라는 상징성이 이러한 우려를 가리는 장치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 출생 배경이나 문화적 친연성이 곧 평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이해를 대변하는가, 어떤 질서를 강화하는가, 그리고 그 결과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현재 한반도와 동북아는 군사적 긴장, 미중 전략경쟁, 공급망 재편, 동맹 구조 재조정이라는 복합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러한 시기에 필요한 것은 특정 진영의 이해를 일방적으로 관철하는 '정치적 대리인'이 아니라,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외교적 균형감각과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우리는 한미동맹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동맹은 일방의 전략을 다른 한쪽에 강요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 존중과 민주주의, 평화의 가치 위에서 재구성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가 바라는 것은 대결의 전초기지가 아니라, 공존과 협력의 공간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미국 정부는 미셸 박 스틸 주한미국대사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
둘째, 한반도 평화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존중, 그리고 외교적 전문성과 균형감을 갖춘 인물을 새로 지명하라.
셋째, 한국 정부는 외교적 형식에 안주하지 말고, 이번 지명이 한국의 국익과 민주주의, 평화에 미칠 영향을 엄중히 검토하라.
넷째, 한미 양국은 동맹의 이름으로 군사적 긴장을 확대하기보다, 대화와 협력, 시민의 안전을 우선하는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라.
민주주의는 외부 압력과 내부 분열 속에서도 지켜져야 하며, 평화는 힘의 과시가 아니라 신뢰와 절제, 대화의 의지로 만들어진다.
우리는 한반도를 다시 냉전적 대결의 전진기지로 되돌리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
한국 시민사회와 학계의 양심은 분명히 말한다.
한반도에 필요한 것은 대결의 확성기가 아니라, 평화의 외교관이다. 미셸 박 스틸 주한미국대사 지명은 철회되어야 한다.
202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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