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이번 대구광역시장 공천은 단순한 정치적 결정이 아니다. 이는 정당이 스스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와 공공성, 그리고 헌법 질서를 정면으로 흔드는 선택이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을 대구시장 후보로 내세웠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정치의 책임을 방기한 행위다.
추경호가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의원총회 장소를 연이어 변경하며 시간을 끌었다는 정황은 국민에게 깊은 분노를 남겼다. 그 혼란 속에서 다수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고, 그날의 장면은 민주주의가 얼마나 쉽게 위협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경호를 대구시장 후보로 내세운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법적 판단은 사법부의 몫이라 하더라도, 정치적 책임과 도덕적 기준은 별개의 문제다. 최소한의 책임 의식조차 보이지 않는 공천은 대구 유권자를 향한 존중이 아니라 무시로 읽힐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 국민의힘 공천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윤어게인’ 세력 부활 논란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인적 쇄신을 기대했던 국민 앞에 나타난 것이 변화가 아니라 윤석열 세력의 부활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치가 과거로 되돌아갈수록 그 부담과 피해는 결국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일부 언론의 태도다. MBC가 추경호의 내란 혐의 전력을 명확히 짚어낸 반면, SBS·KBS·MBN 등은 이를 철저히 외면한 채 김부겸 후보와의 ‘빅매치’로 포장하며 흥행몰이에만 급급하고 있다. 내란 범죄 혐의자가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선 사태의 본질을 지운 채, 단순한 정치공학적 대결로 치부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기만하는 행위다.
과거 대구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중요한 분기점마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온 도시였다. 권력이나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옳고 그름을 따져 선택해온 곳이다. 그러나 지금의 대구는 그 전통을 충분히 이어가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감정적 선동과 익숙한 정치 구호에 기대는 선택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과거의 대구가 보여준 판단의 기준과는 거리가 멀다.
오늘의 선택은 내일의 기준이 되고, 그 기준은 다시 우리 사회의 방향을 결정한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기억하고 비교하며 판단하는 시민의 태도 위에서 유지된다. 결국 어떤 정치를 만들 것인가는 권력이 아니라, 이번 공천을 지켜보는 대구 시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만약 이러한 선택이 아무런 검증 없이 받아들여진다면, 그것은 정치의 타락을 넘어 민주주의의 후퇴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분노의 표출만이 아니라, 책임을 묻는 투표와 참여다. 시민이 행동할 때 정치도 제자리를 찾는다. 민주주의의 시험대는 결국 시민의 선택으로 완성된다.
윤석열 내란 동조 혐의자 추경호, 당신이 갈 곳은 대구시청이 아니라 감옥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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