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재판부에 윤석열 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 판결문을 제출하며, 오 시장 사건 역시 같은 법리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특히 오 시장이 유죄 판결로 시장직을 잃을 수 있다는 사정은 유무죄 판단이나 형량을 낮추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검팀은 16일 오 시장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판결문과 함께 7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10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그 비용을 사업가에게 대신 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돼 오는 22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지난 13일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씨와 공모해 명씨로부터 14차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사건 재판부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공직 취임이 제한되고 이미 공직에 있는 경우 퇴직해야 하는 불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실질적인 감경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 시장 역시 유죄 판결로 시장직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은 무죄 판단이나 형량 감경의 근거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특검팀의 주장이다.
특검팀은 오 시장이 해당 여론조사의 실질적인 의뢰자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사건 재판부가 윤석열 부부와 명씨 사이의 여론조사 무상 제공 합의를 인정하면서, 명씨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을 주요 근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시장 사건에서도 당시 경쟁자였던 나경원 후보를 이기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고, 이 과정이 오 시장의 의뢰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 측은 그동안 명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지상욱 전 여의도연구원장 등에게도 전달했다는 점을 들어, 자신이 아닌 제3자의 의뢰로 조사가 진행됐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은 윤석열 1심 판결문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제3자에게 함께 제공됐다고 해서 원래 의뢰자를 위한 가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정치적 영향력과 효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3자에게 조사 결과가 전달됐다는 사정만으로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여론조사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는 오 시장 측 주장에 대해서도, 계약서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무죄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오 시장과의 관련성을 숨기기 위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조사 비용도 사업가를 통해 대신 지급하게 했을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 시장의 1심 선고 공판을 국민에게 중계해 달라는 재판 중계 허가 신청서도 제출했다.
특검팀은 윤석열·김건희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유무죄 판단이 엇갈린 데다, 오 시장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매우 큰 만큼 재판 내용을 공개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의 운명을 가를 1심 선고는 오는 22일 내려질 예정이다.
윤석열 사건에서 여론조사 무상 제공과 정치적 대가 관계를 인정한 법원의 판단이 오 시장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