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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살인 인혁당' 피해자가 조롱의 소재?...김준일·정영진 '장르만여의도' 파문

조국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언론중재위 제소 예고
네티즌 "탱크데이 비판할 자격 있나"...김준일 "인혁당 유족에 사과"

정현숙 | 기사입력 2026/08/27 [09:42]

'사법살인 인혁당' 피해자가 조롱의 소재?...김준일·정영진 '장르만여의도' 파문

조국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언론중재위 제소 예고
네티즌 "탱크데이 비판할 자격 있나"...김준일 "인혁당 유족에 사과"

정현숙 | 입력 : 2026/08/27 [09:42]

조국혁신당의 새 당명으로 '민혁당'을 언급하며 사형을 연상시키는 발언이 JTBC '장르만여의도'에서 나왔다. JTBC 갈무리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26일 오후 새 당명으로 ‘민혁당’을 언급하며 사형을 연상시키는 발언이 나온 유튜브 방송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예고했다.

 

앞서 시사평론가 김준일씨는 이날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 방송에서 패널로 나와 조국혁신당의 당명 개정 문제를 이야기하던 중 '민주혁신당'을 제시했다. 이에 약칭으로 '민혁당'이 거론되자 김준일씨는 "다 사형당할 것 같은 느낌인데"라고 농담을 건네면서 웃자, 진행자 정영진씨도 함께 깔깔거리는 장면이 방송됐다. '인혁당'과 '민혁당'의 어휘와 발음이 비슷한 점을 이용해 조롱한 모양새다.

 

조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서 김준일 평론가가 조국혁신당의 대안 당명으로 ‘민혁당’을 거론하면서 ‘사형당할 것 같은데’라는 말을 했다”라며 해당 발언이 과거 ‘인혁당 재건위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우리 현대사에서 유사한 당명으로 연루자가 사형을 당한 사건은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라며 “혹독한 고문과 조작된 증거로 사형 판결이 이뤄지고 8명이 처형된 대표적인 사법살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연자가 조국혁신당을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크게 보아 비평의 자유이고 언론의 자유”라면서도 “킬킬대면서 사법살인의 희생자들을 연상하게 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혁당'으로 불리며 조롱의 대상이 된 조국혁신당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혁신당은 “JTBC ‘장르만 여의도’가 조국혁신당의 당명을 왜곡하고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사의 비극인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을 희화화하며 조롱한 데 대해 깊은 유감과 함께 강력한 분노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혁당 사건을 희화화하는 것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탱크데이’로 희롱하고 소요사태라고 모욕하는 이들과 다르지 않다”라며 “인혁당 사건 희생자와 유가족은 물론 출연진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조국혁신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도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건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사법살인으로 억울하게 돌아가신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을 조롱하느냐" "일베도 하지 않는 조롱을 하다니 너무 충격적" "JTBC는 선택해야 한다. 뉴스룸의 신뢰도냐, 조롱 원탑 막말 장난질로 조회수나 따먹는 유튜브 방송이냐" "사법살인 피해자들을 '조롱의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과거 '탱크데이' 논란과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파장이 커지자 ‘장르만여의도’ 제작진은 유튜브 방송 계정 댓글을 통해 사과하고 문제의 발언을 영상에서 삭제했다. 제작진은 “오늘 방송에서 조국혁신당 당명을 얘기하던 중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고 저희의 불찰”이라며 “잘못된 언행으로 불쾌감을 느끼셨을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해당 부분은 영상에서 삭제 조치했다”라고 밝혔다.

 

문제의 발언을 한 김준일씨도 SNS를 통해 “제가 인격적으로 수양이 덜 되어서 벌어진 일”이라며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불쾌감을 느끼신 혁신당 구성원께도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 원장은 제작진의 사과만으로 사안이 마무리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조 원장은 “문제가 제기되자 제작진은 간단한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이렇게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음 유튜브 방송에서 발언자와 진행자는 모두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논란으로 소환된 인혁당 사건은 박정희 군사정권 당시 발생한 대표적인 사법살인 사건으로, 1964년과 1974년 두 차례에 걸쳐 중앙정보부가 당시 인민혁명당 관련자들을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가 반란을 기도한 혐의 등으로 탄압하면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자들이 생겨났고, 특히 2차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서는 1975년 4월 8일 피고인 8명에 대한 사형이 확정됐고, 불과 18시간 만인 다음 날 새벽 사형이 집행돼 여론의 소요가 크게 일었다.

 

인혁당 사건은 당시에도 국제앰네스티가 문제 제기에 나서는 등 국제적으로도 큰 파장이 일었고,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법살인이라는 악명을 떨치고 있다. 이후 재심이 진행됐으며 사형 집행 32년이 흐른 지난 2007년 희생자 8명에 대한 무죄가 확정됐다.

 

시사평론가 김준일씨가 인혁당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26일 올린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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