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주사회는 물론 전세계 국가들의 크나큰 관심을 불러왔던 스코틀랜드 독립 여부를 결정짓는 투표가 비록 부결되었으나 그 여진을 계속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 다시 강진으로 흔들릴지는 미지수다.
이번 스코틀랜드 독립운동은 유럽에서 아프리카까지 세계 전역에서 분리독립 운동을 주창하는 진영을 자극했다. 중국을 포함한 지역 주권을 둘러싼 논쟁이 있는 곳마다 분리주의 단체들은 분쟁을 해소하는 본보기로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주민투표를 들 것이다. 우선 스코틀랜드 투표 결과에 중국도 은근히 떨고 있으며, 당장 스페인 속국 카탈루냐만큼 촉각을 곤두세우는 지역은 없을지도 모른다.
스페인 북부의 부유한 지역인 카탈루냐는 올 11월에 비 강제 주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카탈루냐가 분리독립 주민 투표에 관한 세 법률을 제정하면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찬성하는 180만 명은 지난주 바르셀로나에서 가두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가한 로사리오 보라스는 “스코틀랜드가 우리의 투쟁에 큰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 보았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중국 정부가 지난 18일 시행된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에 대해 우려와 긴장감 속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가 ‘부결’이 되자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번 투표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자국 내 소수민족 문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태연, 속으로는 긴장
이와 관련,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6월 영국 방문 당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등에서의 소수민족들의 분리 독립 움직임은 가장 민감하고 골치 아픈 현안으로 꼽힌다.
또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 하는 중국은 ‘대만의 독립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에 스코틀랜드가 주민투표를 통해 영국 ‘독립’ 찬성의 결과가 되었다면 신장, 티베트 등의 분리•독립주의자들의 활동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중국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앞서 중국은 올해 초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이 주민투표로 러시아로의 귀속을 결정할 때도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했었다. 이를 두고 중국이 러시아의 손을 들어 크림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지지할 경우 앞으로 티베트, 신장 등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막을 명분이 없어진다는 점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는 영국 연방 해체를 촉발시킬 가능성으로 특별한 주목을 받았지만, 유럽 곳곳에서 진행 중인 분리독립 움직임도 새삼 주목을 받게 됐다. 현재 유럽에서 자치정부 수립을 꿈꾸고 있는 지역은 스페인의 카탈루냐와 바스크, 이탈리아의 베네토 주, 남(南)티롤, 덴마크의 파로에 섬, 프랑스 코르시카, 벨기에 플랑드르, 독일 바바리아 등 8곳이다.
스페인에서 분리독립을 원하는 카탈루나 주민들은 이번 스코틀랜드 투표 결과에 실망을 하면서도 독립운동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당장 스페인 북동부에 있는 카탈루냐 지역은 오는 11월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립 주민 투표를 강행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EU, 반갑지 않은 분리독립운동
또한 이번에 스코틀랜드 독립 운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적지 않은 카탈루냐 주민들이 스코틀랜드를 찾았다. 그 중에는 45년 된 비좁은 세아트 세단을 타고 스코틀랜드까지 온 카탈루냐 소방관 3명도 있었다. 카탈루냐 사람들만 스코틀랜드에 온 것이 아니다. 이탈리아의 사르디니아 분리주의자들도 ‘스코틀랜드 공식’을 익히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스페인 바스크와 벨기에 플랑드르 등 분리독립 운동 세력의 힘이 약화된 지역도 스코틀랜드 투표 에 자극을 받아 다시금 분리주의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탈리아 수상도시 베네치아로 잘 알려진 베네토 주 에서는 3월 실시된 온라인 조사에서 독립 지지율이 89%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분리주의자들에게는 자유를 향한 필사의 탈출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낱 골칫거리일 수 있다. 분리주의 운동이 힘을 얻으면 유럽 각국 정부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에 새로운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 이슈는, EU가 기존 회원국에서 새롭게 독립한 국가를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에 관해 선례를 남길 수 있다.
영국에 파견된 카탈루냐 상임대표였으며 스코틀랜드 국민당(SNP)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는 하비에르 솔라노는 “투표가 가결 될 경우 EU는 내부적으로 확장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솔라노 대표는 EU가 순조롭게 스코틀랜드를 흡수할 것으로 보는 반면, EU 관계자들은 스코틀랜드 이슈를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분리독립 움직임은 EU의 약점을 강타한 어뢰라고 표현했다. 라호이 총리는 EU는 유럽을 분리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통합하기 위해 창설됐기 때문에 기존 회원국에서 분리된 신생 독립국을 EU에서 받아들이는 것은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영국연방 해체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안을 두고 벌어진 주민투표가 부결됐다. ‘아슬아슬하다’는 사전 여론조사와 달리, 반대가 과반수를 넘고, 반대가 찬성보다 10.6% 포인트가 더 많은 ‘안정적 부결’이었다.
선데이 저널 USA 데이빗 김 기자 http://www.sundayjournalusa.com/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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